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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거예요.마치 굶주린 늑대처럼 스며 덧글 0 | 조회 78 | 2021-06-06 20:40:29
최동민  
장례식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거예요.마치 굶주린 늑대처럼 스며들 틈을 찾아 밤새도록 돌아다니다 급기야는 지붕을 날려 버리기도 하는 북풍이 몰아치는 12월에서 다음 해 3월까지의 기간 동안에도 그들의 집은 안전할 수 있었다. 그러한 기반에 뿌리를 둔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우르비노 박사는 그날 아침 10시 이전에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로 하여금 오순절 미사에 빠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완벽한 것처럼 보이던 그에게 변화를 강요하는 듯한 두 차례에 걸친 방문으로 정신이 없었다.쥬베날 우르비노 박사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위생 관념 덕분으로 그러한 기적이 가능했다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이후, 지금까지 그 지역뿐만 아니라 카리브 해안과 막달레나 계곡에 이르기까지 콜레라는 풍토병이긴 했지만 결코 전염병으로 확산된 적은 없었다.플로렌티노 아리자는 자신으로서도 불가사의한 방법을 개발해 내었다. 때때로 나이가 든 사람처럼 과묵하고 갸날프게 보이도록 처신하며 옷차림도 그렇게 갖추었다. 그에겐 유익한 잇점이 두 가지 있었다. 한 가지는 사람들 속에서도 그를 기다리고 있는 여인을 금방 찾아낼 수 있는 날카로운 눈매였다. 일단 여자를 찾아내면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여자를 다루었다. 왜냐하면 거절당하는 것만큼 수치스러운 것은 없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한 가지 특기는 여인들이 그를 사랑에 굶주린 고독한 남자나 혹은, 매맞은 강아지처럼 불쌍한 떠돌이 거렁뱅이쯤으로 여긴다는 점이었다. 그때문에 여인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또한 호의를 베풀었다는 마음의 평안 이외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무조건 그에게 혹하고 빠지는 것이었다.애초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문제였다. 그의 아버지 옷을 고쳐서 입었기 때문에 그는 국민 학교 때에도 자리에 앉으면 땅에 질질 골리는 프록코트와, 귀까지 덮어 버리는 성직자 모자를 쓰고 다녀야 했었다. 그는
플로렌티노 아리자가 막 40대에 접어들었을 때 그는 몸의 이곳 저곳의 애매한 통증이 생겨 의사를 찾아갔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본 후에 의사는 말했다.마지막 박수의 소란 속에서 그녀는 실망한 표정으로 플로렌티노를 바라다보았다.페르미나 다자는 자기 자신의 힘의 한계와 그것을 사용하는 기회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두 장의 매트와 해먹을 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여행인 것을 확신하고 옷 전부를 두 개의 커다란 트렁크에 챙겼다. 옷을 갈아입기 전에 그녀는 욕실 안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화장지를 찢어 거기에 플로렌티노 아리자에게 보내는 짤막한 작별의 편지를 썼다. 그리고는 가위로 댕기 머리를 목있는 데서 잘라 금실로 수 놓은 밸벳 상자 속에 넣고 편지와 함께 보냈다.항상 그런 식이었다. 즉, 그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언제나 그녀가 가로막곤 했다. 그러나 그때 그녀가 금방 대꾸를 하기는 했지만 플로렌티노 아리자는 자신의 의도가 적중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붉힌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고 페르미나 다자가 얼굴을 옆으로 돌렸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어린 아이 같은 홍조로 마치 분노를 자신에게 되돌리는 듯한 오만함과 생기있는 표정을 지니고 있었다. 플로렌티노 아리자는 좀더 비공격적인 대화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매우 신경을 썼다. 그러나 조심성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그녀는 그가 눈치채고 말았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화가 났다. 지독히 운수 사나운 화요일이었다. 그녀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그 나이에 그런 일로 다툰다는 것이 연인들이 싸우는 짓거리 같아 우스광스러워 읏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는 어머니의 모습에 가장 충격을 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우아하고 또 두드러진 사회 활동을 했던 까닭에 나이보다 늘 젊어보이는 여인이었지만 미망인이 된 지금은 서서히 그 기품이 시들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을 눈치챈 듯 납처럼 창백한 얼굴색에 대해 얼른 물었다.저녁 식사 후 5시경 선원들이 접을 수 있는 천막 침대를 승객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므로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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